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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름 | 시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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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斷想
/시현
가을이 스며든다.
텃밭 비좁은 울타리를
옹색스레 타고 오르는 호박넝쿨에
눈물 나게 따스한 햇살 기울어
시방 나는 아홉 갈래 지루한 세상 속으로
저벅거리며 터벅터벅 발자국을 놓는다.
가을이 이미 앞마당에서 기웃하고
머뭇거리며 멈춰선 것들로
가슴 비워두고 애타던 설렘
깊게 패인 농부의 볼 주름위에
말갛게 익어 넉넉하고 포근하여라.
하 무심한 구름 조각들만 지나쳐간다.
후련한 계절아, 그래도 나는 그립다.
엉거주춤 너울대며 지난 시간들은
한 줄기 땀방울로 흘러내리고
가슴 후련한 계절에
우리의 기다림도 골짜기를 불어가는
한 가닥 바람으로 쓸쓸해지리.
밀려드는 그리움을 어찌할꼬!
해묵은 해소기 가슴을 쓸어본들
내가 인간인 이상에는
딴 도리가 없는 것을
우리도 계절에는 이리도
영글어 가는 것을
(2010.10.13)
/시현
가을이 스며든다.
텃밭 비좁은 울타리를
옹색스레 타고 오르는 호박넝쿨에
눈물 나게 따스한 햇살 기울어
시방 나는 아홉 갈래 지루한 세상 속으로
저벅거리며 터벅터벅 발자국을 놓는다.
가을이 이미 앞마당에서 기웃하고
머뭇거리며 멈춰선 것들로
가슴 비워두고 애타던 설렘
깊게 패인 농부의 볼 주름위에
말갛게 익어 넉넉하고 포근하여라.
하 무심한 구름 조각들만 지나쳐간다.
후련한 계절아, 그래도 나는 그립다.
엉거주춤 너울대며 지난 시간들은
한 줄기 땀방울로 흘러내리고
가슴 후련한 계절에
우리의 기다림도 골짜기를 불어가는
한 가닥 바람으로 쓸쓸해지리.
밀려드는 그리움을 어찌할꼬!
해묵은 해소기 가슴을 쓸어본들
내가 인간인 이상에는
딴 도리가 없는 것을
우리도 계절에는 이리도
영글어 가는 것을
(2010.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