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레꽃
/시현
찔레꽃 순 한 움큼
손에 쥐고서
구겨진 걸음걸음
가슴에 담아
뜬 눈으로 지새며
넘는 고갯길
하늘 슬퍼 파랗고
달빛 창백하여 서러웠지.
앞개울 뒷산에
찔레꽃 피어
실낱같은 바람결은
하늘가로 불어가고
밤을 새워 달려와
그리움의 눈물로
서러움의 눈물로
슬픈 정안수 올리네.
보고픔에 취하여
팔랑이며 떨어지는
그리움의 조각들로
실개천은 흐르네
고향이 쓸려가네.
기다림에 지친 설움
동구 밖을 돌아들며
피멍울로 흐르네.
달빛 쏟아지는 산허리에
찔레꽃이 서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