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가 감동 주는 동안거 속에

한동안 마음의 문을 닫고

세상의 긴 잠에서 허우적댄다

 

지금은 삶에 부대끼며

바뿐 나날에 피로가 나를  덮쳐도

어린 아이처럼 부르는 바람이 되고

멀리서도 느껴지는 그대의 향기로

난 행복하였다

 

내 창안에

일찍이 사랑했던 마음

비단 안개처럼 감춰진 불씨는

늘 마음속에 살아 있다

 

그것이 나를 괴롭히지 않는

몽환의 흐느낌으로

다시 불꽃이 되살아나서

그 불꽃을 잠재우려

힘이 드는 것을

자신도 모르게 거울 앞에 앉아

늪 속을 걷는 한마리 학이 되였다

 

 

 

    김 현 숙  시집에서퍼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