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 문턱에서

철새들은 안테나로

귀소본능인 본향을 찾는가?

 

하늘엔 기러기가 군무로 장관을 이루며

서거스의 곡예사로 목적지 안착 시

괴성을 지르며 레이더 교신을 한다

 

금강하구  호수 물결 위에

평화롭게  물살을 가르는

낙씨군 철새들이

나들이 나온 물고기가

하늘 구경 하고 싶어 점프시 마다

비호같이 낙거 챈다

 

강 언덕에는 하얀 운무가

하늘처럼 착시하는 구름으로 변하고

갈대밭  이브자리 삼아 신방을 꾸미는

청동오리 한 쌍이 사랑을 나누고

 

소꿉놀이 집 나온 고니 한쌍은

파리한 얼굴로 긴 목을 빼고

야외 무희로 관광객 마음을 삼킨다

 

까마귀 떼처럼 까만 점점으로

물 위에 무리를 지어 노는

철새들은 세찬 비바람에도

강물이 흐르지 않는 파란 놀이터에서

 

불사조의 무덤인양 몸을 감추고

자맥질하다 피로하면

꾸벅꾸벅 졸면서 꿈을 꾸며

물 위의 천사로  환상한다

 

 

 

김효태   시집에서  퍼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