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명문 

명태


 /양명문



검푸른 바다 바다 밑에서 줄지어


떼지어 찬물을 호흡하고


길이나 대구리가 클대로 컸을 때



내 사랑하는 짝들과 노상 꼬리치며


춤추며 밀려 다니다가


어떤 어부의 그물에 걸리어


살기 좋다는 원산 구경이나 한 후


에지프트의 왕자처럼 미이라가 됐을 때



어떤 외롭고 가난한 시인이


밤늦게 시를 쓰다가 쇠주를 마실 때


그의 안주가 되어도 좋다


그의 시가 되어도 좋다



짝짝 짖어지어 내 몸은


없어질지라도


내 이름만 남아 있으리라


명태, 헛 명태라고


헛 이 세상에 남아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