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없는 詩 - 태그없이 시만 올리는 공간입니다.
글 수 86
시인이름 |
---|
황라현
내 없는 세상
살만하지 않을 거라던
다섯 손가락 마주 깎지 끼면서
오직 나 하나만을 위해서는
뼈를 깎고 살을 발라내겠다던 그 맹세는
어디로 사라졌는가요
행여나 살면서
무슨 연유로
이 세상 등지게 된다면
내 무덤에
일년 동안은 매일 찾아 올 것이며
그 다음 해에는
이틀에 한번 찾아 올 것이라던
그 언약은 허공에서 미아가 되었네요
행여
뭇 사람들 틈에서
내 여림이 찢겨지고 할켜 질까봐
빙빙 돌면서
삼지창으로 지켜주던 사람이여
세상 것들 다 도적질하여
내게 가져다만 주려했던 사랑이여
가시는
그 길은 한기만 스며들텐데
다 버리고 떠난 뒷모습에
미움만 주렁주렁 매달아 드립니다
비애 때문에
뼈가 부서져가고
살이 부셔져만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