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아니, 손가락에서 ‘딸각’ 소리가 나네 왜 이러지? 어머, 물건을 잡을 수 없을 정도로 아프네..”주부 29년 차 베테랑 안숙현씨(가명). 뭐든 자신의 손이 안 가면 집안이 안 돌아간다고 생각하는 억척주부다. 이런 그녀에게 언제부턴가 자꾸 손가락을 구부리거나 펼 때 힘이 들고 저리는 통증이 찾아왔다.

하지만 안숙현씨는 병원은 찾을 생각도 안 하고 손에 냉 찜질만 한 체 치료를 대신 해 오다 증세가 더욱 심해져 병원을 찾았다. 그녀의 병명은 이름도 생소한 ‘방아쇠 수지’였다.

 

최근 들어 손가락 사용이 많아지면서 방아쇠 수지 증상을 보이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방아쇠 수지는 손가락을 구부리거나 펼 때 방아쇠를 당기는 느낌과 비슷해서 붙여진 질환이다.

그렇다면 방아쇠 수지는 왜 나타나게 되는 것일까.

그 원인에 대해서 전문의들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손가락을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작업으로 인해 손가락 근육의 힘줄 부위에 손상과 염증이 생기고 이로 인해 방아쇠 수지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한다.

 

방아쇠 수지의 주요 증상에 대해 정승기정형외과(www.drnopain.co.kr) 정승기 원장은 “일단 손가락을 구부리거나 펼 때 통증이 느껴지고 손가락이 펴질 때 딸각거리는 소리가 나기도 한다”며 “심한 경우는 손가락이 펴지지도 않는다”고 설명한다.

이 같은 증상은 45세의 중장년층 특히 남성보다는 여성 환자에게서 3배 이상 더 많이 나타나는데 이는 여성호르몬과 관련이 있다.

여성호르몬은 40~50대 변화가 오는 데 이 영향으로 염증에 대한 면역력이 떨어져 방아쇠수지가 남성보다 더 많이 나타날 수 있고, 또 집안일을 하는데 있어 여성이 손가락 움직임이 남성보다 더 많아 방아쇠 수지에 더 쉽게 노출되는 것으로 전문의들은 보고 있다.

 

또 방아쇠 수지는 칼을 가지고 오랜 시간 일을 하는 주방장에게도 나타날 확률이 높고 골프를 막 시작한 초보골퍼, 운동선수, 운전대를 오래 잡는 운전자들에게도 많이 나타난다.

실제로 최근 부상투혼을 보여주고 있는 요미우리 이승엽 선수가 방아쇠 수지와 관련이 깊은 손가락 관절염에 걸려 관심을 받고 있다.

 

이와 더불어 방아쇠 수지는 유아나 소아들에게도 나타난다. 정승기 원장은 “유·소아에게 생기는 방아쇠 수지는 엄지손가락에 잘생기고 선천적으로 힘줄이 굵어진 부위가 터널을 잘 통과하지 못해 발생하게 된다”고 말한다.

특히, 소아의 경우 별다른 치료를 하지 않아도 보통 두 살이 되면 자연스럽게 치료된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치료가 많이 늦어져서는 안되다는 것.

정 원장은 “소아는 수술 시기가 너무 늦어지면 손가락이 옆으로 굽어지는 변형이 발생할 수 있어 조기치료가 중요하다”고 전한다.

방아쇠 수지의 치료법은 심하지 않을 경우 1~2주 동안 소염제를 투여하는 약물치료가 있고, 이 것으로도 효과가 없을 경우는 주사 치료, 수술 치료도 있다.

 

한편 전문의들은 “방아쇠 수지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손가락을 쥐었다 폈다 하는 스트레칭이 도움이 되고, 어떤 병이든 조기치료가 중요하듯, 방아쇠 수지도 그렇다면서 증세가 발견되면 바로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이정은기자 alice@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