借 鷄 騎 還
    金先生은 善談笑라. 嘗訪友人家이러니
    (우스개 소리를 잘 하는 사람이 살았는데 한 번은 친구 집을 찾아갔다.)
    
    主人이 設酌하되 只佐蔬菜하고 先謝曰
    (주인이 술상을 내왔는데 안주는 나물뿐이고 미안해 하면서)
    
    "家貧市遠하야 絶無兼味하고 惟淡白은 是愧耳" 라
    ("형편이 어렵고 시장이 멀어 괜찮은 안주는 없고 
    맛 없는 안주 뿐이라 부끄럽네."라고 하였다.)
    
    適有群鷄가 亂啄庭이어늘
    (이때 마당에는 여러마리의 닭이 모이를 쪼고 있었다.)
    
    金曰 "大丈夫不惜千金이니 當斬吾馬하여 佐酒"하리라.
    (우스개 소리 잘하는 사람이 "친구간에 무엇이 아깝겠나. 
    내가 타고 온 말을 잡아 안주하세."하고 제안을 내자.)
    
    主人왈 "斬馬면 騎何物而還"고
    ("말을 잡아서 안주하면 돌아갈 때는 뭐타고 가려는가?"하고 주인이 물어왔다.)
    
    金曰 "借鷄騎還"하리라하니
    ("너한테 닭 빌려 타고 돌아기지뭐."라 응답하니)
    
    主人이 大笑하고 殺鷄餉之하더라.
    (주인이 크게 웃으면서 닭을 잡아 친구를 대접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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