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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 속설(俗說)/오규원
강아지 세 마리가 네 다리로 땅을 딛고 서 있습니다
쭉 쭉 뻗고 있는 길 가운데 네 다리로 서서 딛고
있습니다
그 집은 집과 담을 지나 산을 넘고 있습니다
강아지는 그러나 네 다리로 땅을 딛고 아직은 꼬리만
산에 걸려 있습니다
작은 발등에 일광이 가득합니다
한 마리가 지금 막 일광을 탁탁 털며 길을 막고 있는
돌무더기를 기어 넘고 있습니다
그 강아지 한쪽 눈에 코스모스가 들어가 꽃을 매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