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내리면

글/이병주

찌는 듯한 폭염 속에서
주체 못하는 푸름의 잎사귀는
매미의 애절한 울음 안은 채
파르르 떨고 있으면

짓궂은 소나기
모든 것을 멈추게 해놓고
진한 물안개 피운다.

놀러 나온 개구리 한 마리
펄쩍 뛰는 뒷모습 쳐다보면
훌쩍 가버린 오후 한 자락 움켜쥐고 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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