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열차

글/ 이병주

밤에 떠난 열차는
색색의 주마등 뒤로하면서
찬 바람 헤치고 거침없이 달려갑니다.

창가에 앉은 중년 눈가에는
재롱떠는 손자 녀석들 매달아 놓고서
스치는 주마등에 가릴까
깜깜한 먼 곳을 바라보며
미소 머금고 있을 때

밤에 떠난 열차는
기적으로 화답하며
쉬지 않고 재잘거리는 젊은이들의
사랑과 뜨거운 열정을 싣고
내일의 희망도 싣고 달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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