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琛 淵 / 이장우-
초록 주단 길게 깔아놓고
이제나저제나
기다림의 목을 뺀다.
그러기를 수 도 없이 되풀이 하다가
고운 빛깔 누렇게 퇴색되어
먼지처럼 흩날려도
어느 누구 찿아오는 이 없어라.
하얀 서리 맞아가며
잉태된 기다림만 가슴에 묻어두고
숨죽여 마냥 긴 날들만 바라본다
버썩 메마른 망울 열지 못해
아픔으로 꺽인 채 또다시 떨어져도
새싹처럼 돋아오르는 그리움이여
바람 한 줄기 지나간 눈자위에
이슬만 머무른다
곱디고운 주단 다시 깔아놓고
기약없는...
기역없는 또 긴 기다림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