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1.07 22:34
그 가을 전설
나 그대를 먼발치로 사랑하여
한없이 쪽으로 쪽으로 기울어 가고,
칠흑같은 어둠을 들어올리며
오늘 눈물겹도록 찬란하고
눈부ㅡ신 태양이 떠올랐네
나
무엇이 그토록 감사하고 그리운지
아직 잘은 모르지만
그대를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
가슴 울컥하며 고마운 날
맑은 국화주로 취하여
그 품에 안기려 하네.
나
이토록 하느님의 한 쪽이 되어
그대가 눈물겨운 날
그 가슴에 안겨
허옇게 허옇게 바래어가며
언젠가는 흔적을 지워내고
저
심해 소금바다에 가라앉아
말갛게 말갛게 익어가려네.
미완인 채로
그 가을 전설
하얗게 익어가고 있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