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8.22 23:15
독백
가을은 어느새
갈증의 목마른 전깃줄 위로
그리움의 넉넉함을 토하고 있더라.
깊어가는 밤으로 밤으로
아슬아슬하게 걸리어
넘어갈 듯 넘어갈 듯 한
땀밴 살냄새를 토해내고 있더라.
한 평생을 환한 달빛에 젖어
가다서다 가다서다
차고 넘칠 듯 흘러 넘칠 듯
잰걸음 사립을 빠져 나가는 바람소리에
오늘밤도 나는 보이지 않는 것들을 사랑한다.
잎이 무성한 가지에 목련꽃 피는 세상.
연민의 정, 잔잔한 물결 흘러서
감히 사랑한다는 말 못하고 달 빛에 부서져
만연체의 독백이 비탈진 산길에 쏟아지는 밤
풀벌레 울어대는 밤으로 나는 할 말을 잃어버린다
무릎꿇고 두 손을 싹싹 빌어 내 죄를 사하여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하고 싶은 밤,
찰랑거리는 달빛 서쪽으로 기울고만 있더라.
나는 점점점점 작아져 마침내 흔적도 없어지던 밤
마침내 할 말을 잃는다.
----------------------
-------------------------
목젖에 고이는 핏덩이 울컥쏟아
그물에 걸린 난 어디서나 에뜨랑제 ,
서툰 모국어로 고향을 찾아 가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