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16 08:32
너에게 쓰는아침 편지
모악산 어깨너머로 나를 굽어보던 별 빛이
나를 부르는 소리를 듣다.
'그래 네가 있어서 나 혼자 가는 길이 외롭지 않아.'
우린 서로 모른체 하고 지내왔던 것 뿐이야.
우린 서로의 이름을 불러주지 않았을 뿐이야.
서로 길들여지지 않고 익숙하지 않았던 것이지
보는 것과 볼 수 없는 것들의 차이린 무엇일까?
보지 않는 것과 볼 수 없는 것의 차이는 무엇일까?
흐르는 물처럼, 스쳐가는 바람처럼 멈출 수 없다는 것
살아있다는 그래서 무엇이 되어 간다는 것
빅뱅이론 속에서 한없는 팽창과 수축 속에서 우리들은
오늘도 무엇이 되어 가겠지.
그 말씀에 따라 무엇이 되어 가는 것이겠지
어느 스님이 '그냥 사세요'했다지
네가 없다면 나는 무엇일까?
네가 있어서 나는 고맙고 감사할 뿐이야.
내가 나로 불릴 수 있는 것은 너 때문이지.
내가 나일 수 있는 것도 너 때문이야.
이 아침에 쓰는 편지가 너에게 도착되지 않아도 좋아.
네가 있어서 부치는 것이거든.
너에게 드리워진 나의 그림자 속에서
꽃이 진다. 꽃이 핀다.
어제가 가고 오늘이 왔다.
현재 진행형인 우리들에게 또 태양이 떠올랐다.
내가 부를 수있고 부를 수 있는 이름이 있어
오늘 하루가 고맙고 기쁜날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쓴다.
설령 어 것이 독백이라고 해도 좋은
아침 햇살이 쏟아지는 창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