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07 16:57
새와 바람 1.
새 한 마리 허공을 쪼아대고 있다.
간 밤에 잠을 못이룬 모양이다.
피 흘리며 떨어지는 날개 속으로 봄은 그렇게 왔다.
졸고있던 나뭇가지에서 바람이 불었다.
바람은 울줄 몰라도 울릴줄은 안다.
서투르고 낯선 저 새 갸웃하여
겨울만이 아는 이름을 부르지.
살아온 세월이 아름다워 바쁜 오늘
꽃잎은 떨어져야 한다.
소리내며 떨어져야 한다,
내가 없어도 세상은 바쁘다.
버릴 것을 버려도 버릴 것이 또 있는세상
너 또는 우리 큰 것 버리고
작은 것에도 감사할 날이 오면
바람은 새의 날개짓에서 불어오나니,
봄이 들쑤시더냐.
바람이 불더냐.
(2016.4,07)